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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활용

로스앤젤레스 스모그, 위성으로 본 자동차 도시의 대기질

by 심미안simmian 2025. 6. 9.

NASA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로스앤젤레스의 겨울·여름철 대기오염과 스모그 현상을 분석합니다. 자동차 중심 도시 구조와 NO₂·오존 농도의 계절별 패턴을 위성 영상으로 시각화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상공을 덮은 스모그를 위성에서 본 이미지, 자동차 도시의 대기질을 보여주는 사진

 

 

자동차 도시 로스앤젤레스, 왜 하늘이 뿌옇게 흐릴까?

 

미국 서부의 대표 도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는 맑은 날씨와 햇빛, 여유로운 해안 도시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오랜 시간 ‘대기오염 문제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온 곳입니다. 특히 스모그(smog) 문제는 1950년대부터 이 도시의 만성적인 고민이었으며, 지금도 세계 주요 대도시 중 오존 오염도 기준으로 상위권에 속합니다. 그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자동차 중심 도시 구조입니다. 로스앤젤레스는 대중교통 인프라보다 개인 차량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광역적인 도로망을 중심으로 도시가 확장된 대표적인 자동차 도시입니다. 이로 인해 이산화질소(NO₂), 탄화수소(VOCs), 일산화탄소(CO) 등 배출가스가 도시 전체에 퍼지며, 태양광과 반응해 지표면 오존(O₃) 농도를 높입니다.

 

 

NASA 위성이 측정하는 로스앤젤레스의 공기질

 

NASA는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위성 센서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상공의 대기 질을 관측해 왔습니다.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센서가 LA 대기 분석에 많이 사용됩니다.

 

센서/위성 주요 측정 항목 특징
OMI (Aura) NO₂, 오존 장기추세 비교에 유리
TROPOMI (Sentinel-5P) NO₂, CO, HCHO 등 고해상도 오염 지도 생성 가능
VIIRS (Suomi NPP) 야간 불빛, 열 감지 도시 열섬과 활동 추정 보조 자료

 

 

위성 영상에서 로스앤젤레스는 오렌지색~붉은색 띠로 둘러싸인 NO₂ 고농도 지역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교외보다 중심부, 고속도로 인접 지역, 산업단지 주변이 더욱 진하게 나타나며 자동차 통행량이 높은 지역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여름철 오존 오염, 위성으로 보면 어떻게 나타날까?

 

로스앤젤레스는 겨울보다 여름철 대기오염이 더 심각한 도시입니다. 이는 고온·강한 일사량·대기 정체라는 삼박자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태양광은 배출가스 속 VOCs와 NO₂를 광화학 반응시키며, 지표면 근처의 오존 농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킵니다. NASA TROPOMI 영상에서는 6월 ~ 9월 사이 LA 상공이 연한 보라색 ~ 분홍색 계열로 물들며, 오존 농도가 다른 계절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납니다. 특히 2022년 8월과 2023년 7월에는 폭염과 함께 LA 전역에서 오존 농도가 미국 환경청 기준치를 초과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평균 일일 오존 (ppb)
1월 20~30
7월 65~80
9월 55~70

 

이런 데이터는 환경 교육 및 대중 인식 개선 캠페인에도 자주 활용되며, 기상 조건과 배출가스가 결합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예시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친환경 정책, 실제 효과는?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대기질 관리 정책을 추진해 온 지역입니다. 무공해 차량 보조금 확대, 디젤차 규제, 태양광 의무 설치, 화력발전소 감축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해 왔고, 이들 정책의 효과는 NASA 위성 데이터에서도 서서히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2022년 기준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TROPOMI NO₂ 농도는 약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여전히 오존 농도는 문제로 남아있지만, 정책 실행 이후 도로 인접 오염도 감소와 평일-주말 오염도 차이가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감지됩니다. 또한 VIIRS 영상에서도 야간 불빛의 확산 패턴 변화나 열섬 현상 감소 등이 함께 관측되며, 도시의 환경 전략이
위성 관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도시 설계와 공기질, 위성 영상이 알려주는 것들

 

로스앤젤레스는 단순히 자동차가 많아서 공기가 나쁘다는 공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도시입니다. 광역적 확장, 도심 밀도, 도로 중심 교통망, 계절별 기상 조건, 그리고 정책적 대응 등 다양한 요인이 오염의 원인이자 해결책으로 얽혀 있습니다. NASA 위성 데이터는 이 복잡한 도시의 대기 질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보여주는 역할을 하며, 단순히 숫자나 감각적 체험으로는 알 수 없는 흐름을 확인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다른 도시, 예를 들어 서울이나 멕시코시티, 도쿄 같은 곳과 비교 분석할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우리는 이제 데이터를 통해 도시의 공기질을 "읽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는 그 분석의 출발점이자, 변화의 실험장이 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는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적 도시이기도 합니다. 위성 데이터는 이러한 실험의 중간 결과를 정량적,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본격 시행한 이후, 도로 주변 NO₂ 농도의 감소 폭은 일반 거주지역보다 더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NASA의 TROPOMI 위성이 촬영한 시간대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정책 적용 지역과 비적용 지역의 오염 농도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로 활용됩니다. 뿐만 아니라 LA와 유사한 자동차 중심 도시들, 예를 들면 휴스턴, 피닉스, 샌디에이고 등과의 공기질 위성 영상 비교도 가능해집니다. 이로써 단순히 한 도시의 문제를 넘어서, 도시 구조와 정책의 영향력이 위성 데이터라는 형태로 객관화되는 흐름을 우리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위성 기반 대기질 분석은 이제 단순한 환경 감시를 넘어, 정책 평가, 도시 계획, 건강 영향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효성 높은 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