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껐는데도 위치가 추적된다면?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실행되는 앱들의 위치 정보 수집 실태와, 이를 막기 위한 스마트폰 설정법을 정리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두거나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특정 앱들이 여전히 내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은 앱을 종료하면 정보 수집도 멈출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앱은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그리고 집요하게 움직인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위치 정보 추적의 실체와 그것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설정 방법까지 정리해 본다.
백그라운드 위치 추적, 어떻게 가능한 걸까?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앱에게 '백그라운드 동작' 권한을 부여한다. 즉, 사용자가 앱을 닫았더라도 일정 조건 하에 계속 실행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배달앱은 배달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위해, 지도 앱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은 무분별한 위치 수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광고 SDK가 포함된 앱은 사용자의 위치를 바탕으로 타겟 광고를 노리기 때문에, 앱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선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위치 추적 방식은 단지 앱 설계의 일부가 아니라 수익 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발자나 광고 네트워크는 사용자 동선 분석을 통해 보다 정밀한 광고 타기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치 데이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특정 쇼핑몰이나 카페를 자주 방문한다면, 해당 지역 기반의 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포장되지만, 실상은 데이터 상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는 이러한 시스템의 이면을 이해하고, 필요할 경우 권한 설정을 통해 스스로 제어해야 한다.
어떤 앱들이 몰래 위치를 추적할까?
위치 추적이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앱은 날씨앱, 교통앱, 배달앱, SNS, 지도앱이다. 특히 무료로 제공되는 앱 중 상당수가 광고 수익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삼기 때문에, 위치 데이터는 그 자체로 중요한 자산이다. 실제로 사용자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앱이 위치 데이터를 제3자 광고업체에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앱스토어의 리뷰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읽어보면, 위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문구가 포함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대체로 이를 무심코 지나친다. 이렇게 수집된 위치 정보는 단순한 좌표값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라는 라이프로그로 가공될 수 있다.
앱을 껐는데도 위치가 전송되는 이유
문제는 앱을 '완전히 종료했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백그라운드 프로세스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앱을 위에서 아래로 밀어 종료해도,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를 재실행할 수 있다. 아이폰 역시 앱이 비정상 종료되지 않는 이상, 메모리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상태가 유지된다. 그리고 '정확한 위치 사용 허용'이라는 항목을 켜놓은 경우, GPS뿐 아니라 와이파이, 블루투스, 기지국 정보까지 동원해서 내 위치를 매우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이처럼 위치 추적은 단순히 앱 실행 여부가 아니라, '운영체제 + 앱 권한 + 네트워크 환경'의 조합에 따라 이루어지는 고도화된 시스템이다.
진짜 차단하려면 이렇게 설정하자
위치 추적을 완전히 차단하려면 단순히 앱 권한만 끄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설정 > 위치 > 앱별 권한 메뉴에 들어가서 '항상 허용'으로 되어 있는 앱들을 '앱을 사용하는 동안만'으로 바꾸자. 그리고 '정확한 위치 사용' 항목도 반드시 끄는 게 좋다. 안드로이드는 '배터리 최적화 예외 앱' 목록에서도 해당 앱을 제거해 백그라운드 동작을 제한할 수 있다. iOS에서는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 위치 서비스에서 앱별로 위치 권한을 세부 조정하고, '정확한 위치' 항목을 함께 비활성화하면 된다. 또한 앱 설치 시 요구하는 권한을 꼼꼼히 살펴보고, 필요 이상으로 권한을 요구하는 앱은 설치하지 않는 습관도 중요하다.
디지털 사생활은 내가 지킨다
위치 정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나의 일상과 삶의 패턴을 그대로 드러내는 민감한 개인정보다. 우리는 무심코 앱을 설치하고, 아무렇지 않게 권한을 허용하면서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넘겨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설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한다면 그 흐름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다. 백그라운드 위치 추적은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디지털 사생활의 구멍이다. 디지털 사생활 생존기 2화에서는 그 구멍을 발견하고, 메우는 방법을 함께 찾아봤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추적의 경로, 브라우저 쿠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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