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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생활

브라우저는 나를 어떻게 추적할까? 쿠키, 히스토리, 지문 추적까지

by 심미안simmian 2025. 7. 21.

웹서핑만 해도 당신의 정보가 추적됩니다. 쿠키, 지문 추적, 시크릿 모드의 한계까지 브라우저가 수집하는 데이터의 실체와 사생활 보호를 위한 설정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웹브라우저 기록 예시 썸네일

 

 

 

우리는 매일같이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 검색을 하고, 뉴스 기사를 읽고, 쇼핑몰을 둘러보고, SNS에 접속하는 모든 행동은 브라우저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클릭, 로그인, 검색 기록 하나하나가 사실상 '추적 가능한 흔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신이 방문한 사이트, 클릭한 버튼, 머문 시간, 사용하는 기기와 브라우저 설정까지 대부분의 정보는 어딘가에 저장된다. 브라우저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당신의 디지털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다.

 

 

웹사이트 방문만으로 정보가 남는다?

 

크롬, 사파리, 엣지 같은 주요 브라우저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저장한다. 방문한 웹사이트 목록(히스토리), 자동완성 데이터, 쿠키, 캐시, 저장된 비밀번호, 열람 시간, 클릭한 콘텐츠 등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한 쇼핑몰을 방문해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그 기록은 히스토리와 쿠키에 남고, 나중에 다른 사이트를 방문할 때 그 상품의 광고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용자 행동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사용자는 단순히 웹서핑을 한 것뿐이지만, 브라우저는 그 행동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쿠키(Cookie)는 정말 위험할까?

 

쿠키는 웹사이트가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저장하는 작은 데이터 조각이다. 로그인 상태 유지, 장바구니 정보 저장 등 편리한 기능도 있지만, 그만큼 사생활 노출의 위험도 함께 가진다. 특히 제3자 쿠키(Third-party cookie)는 사용자가 직접 방문하지 않은 외부 광고 업체나 데이터 수집 업체가 심어놓은 쿠키로,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이 쿠키들은 사이트 간 이동을 따라다니며, 어떤 광고를 클릭했는지, 어떤 페이지에 오래 머물렀는지까지 기록한다. 최근에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로 인해 주요 브라우저들이 제3자 쿠키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이트들이 쿠키 기반 추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지문 추적(Fingerprinting)이란?

 

지문 추적은 비교적 최근에 확산된 고급 추적 기술이다. 브라우저 지문(Browser fingerprinting)은 사용자의 기기 환경, 브라우저 종류, 운영체제, 언어 설정, 화면 해상도, 폰트 목록, 플러그인, 그래픽카드 정보 등을 종합해 '고유 식별자'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정보들은 개별적으로는 평범하지만, 조합했을 때 수십만 가지의 조합이 가능해 특정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방식은 쿠키처럼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정보를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쿠키 삭제로는 추적을 막을 수 없다. 실제로 어떤 사용자가 VPN을 사용하고, 시크릿 모드를 실행했어도 지문 추적으로는 여전히 같은 사용자로 식별될 수 있다. 이는 광고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분석, 마케팅, 심지어 국가 차원의 감시에도 사용될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시크릿 모드도 완전하진 않다

 

많은 사용자들이 시크릿 모드나 프라이빗 브라우징 기능을 이용하면 추적이 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시크릿 모드는 단지 '로컬 저장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이다. 즉, 검색 기록이나 쿠키가 기기에는 남지 않지만, 방문한 웹사이트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 DNS 서버, 네트워크 관리자, 그리고 정부 기관은 여전히 사용자의 방문 기록을 파악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일부 추적 스크립트나 광고 코드는 시크릿 모드에서도 정상 작동하며, 사용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 사이트에 도달했는지를 기록할 수 있다. 결국 시크릿 모드는 일시적인 사생활 보호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본질적인 추적 차단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브라우저 프라이버시 지키는 실천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추적을 줄일 수 있을까? 먼저 사용하는 브라우저의 프라이버시 설정을 확인하고, 쿠키 저장을 최소화하거나 자동 삭제 설정을 해두는 것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크롬에서는 설정 > 개인정보 및 보안 > 쿠키 및 기타 사이트 데이터에서 제3자 쿠키 차단을 활성화할 수 있다. 또한 광고 차단 및 추적 방지 기능이 포함된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예: uBlock Origin, Privacy Badger, Ghostery 등)을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추적 스크립트를 차단할 수 있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프라이버시 중심의 브라우저(예: 브레이브, 파이어폭스, 덕덕고 브라우저 등)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추적 방지를 강화하고, 지문 추적에 대한 대응 기능도 갖추고 있다. 정기적으로 브라우저 데이터를 삭제하고, 로그인 상태 유지나 자동완성 기능도 제한하면 더 안전한 웹 사용이 가능하다.

 

디지털 사생활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기술적 설정을 넘어, '의식적인 행동'의 영역이다. 브라우저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사생활을 침해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 쿠키, 지문 추적, 시크릿 모드의 한계 등 우리는 웹 환경 속에서 무수히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으며, 이는 광고, 감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브라우저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는 반드시 자율적인 프라이버시 관리를 실천해야 하며, 이를 통해 최소한의 디지털 주권을 지킬 수 있다. 디지털 사생활 생존기의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추적 기술을 마주하고, 스스로 지키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봤다. 다음 편에서는 스마트폰과 웹을 넘어서, 우리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 전반에 걸친 정보 수집 경로를 탐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