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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관리(Digital Legacy)

디지털 유산이란? 물리적 유산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by 심미안simmian 2025. 5. 9.

디지털 유산이란? 물리적 유산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디지털 유산이란 무엇인가요?

 

디지털 유산이란 사람이 사망한 이후에도 남게 되는 온라인 기반의 자산과 기록 전반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구글 계정, 이메일, SNS 계정, 블로그, 온라인 금융 계좌, 구독 서비스 이력,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이나 문서 등이 있다. 디지털 유산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정보의 집합으로서 개인의 정체성과 일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점점 더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현대인은 생애 전반을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을 통해 기록하기 때문에 사망 이후에도 수많은 데이터가 그대로 온라인에 남는다. 이 중 일부는 금전적 가치가 있으며, 일부는 감정적 가치, 나아가 법적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유튜브 채널은 저작권과 수익이 연결돼 있을 수 있고, 고인이 남긴 블로그는 개인 기록이자 지적재산이 된다. 따라서 디지털 유산은 단순한 ‘남은 데이터’가 아니라, 관리와 상속의 대상이 되는 실질적인 유산으로 봐야 한다.

 

물리적 유산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물리적 유산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유형 자산이다. 부동산, 예금, 차량, 유가증권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미 법적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상속 체계가 마련돼 있다. 반면 디지털 유산은 무형의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어 실체가 없고, 법적 상속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사망자의 은행 계좌는 상속인이 사망확인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 비교적 쉽게 상속받을 수 있지만, 구글 계정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은 명확한 권리 주장 없이 접근조차 할 수 없다. 또한 물리적 자산은 사망 후 소유권이 법적으로 이전되지만, 디지털 유산은 서비스 제공자의 약관에 따라 계정 자체가 개인 전속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타인에게 양도되거나 승계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SNS나 이메일 계정은 사용자가 사망하면 ‘비활성화’되거나 ‘삭제’되는 것이 기본 정책이다. 즉, 소유권 이전의 개념이 법적으로 애매한 상태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결국 디지털 유산은 물리적 자산처럼 법적으로 통일된 상속 규정이 없기 때문에, 생전에 개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사망 이후 가족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로 남게 된다.

 

디지털 유산의 종류와 특성은 어떻게 나뉘나요?

 

디지털 유산은 성격에 따라 크게 개인적 기록 자산, 경제적 가치 자산, 사회적 관계 자산으로 나뉠 수 있다. 개인적 기록 자산에는 일기처럼 쓴 블로그, 클라우드 사진, 메모앱, 이메일 기록 등이 포함된다. 이 자산들은 금전적 가치는 없더라도 고인의 삶을 기억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유족에게는 정서적인 가치를 지닌다. 반면 경제적 가치 자산은 유튜브 채널의 광고 수익, 네이버 블로그 수익, 도서 출판물의 저작권, NFT, 암호화폐 지갑 등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거나 교환 가능한 디지털 자산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사회적 관계 자산이다. 사망한 사람의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는 여전히 친구나 지인들이 남겨둔 메시지, 댓글, 추모의 글이 존재하며, 일부 유족은 이런 계정을 ‘기억의 공간’으로 유지하길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랫폼은 사망 확인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계정을 비활성화하거나 삭제하는 절차를 밟는다. 따라서 디지털 유산은 그 종류에 따라 유지하거나 폐기할지에 대한 선택이 달라지며, 생전의 준비 유무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진다. 이로 인해 ‘디지털 유산 분류표’를 만들어 목록화하는 것이 최근 중요한 유산 정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유산 정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떤가요?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은 디지털 유산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막연하게 ‘알아서 정리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사망자가 남긴 디지털 흔적이 수년간 방치되며, 스팸 계정으로 변질되거나 해킹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가 담긴 이메일이나 금융 관련 정보가 포함된 계정은 악의적인 제3자에게 노출될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고인이 남긴 사진이나 영상이 유가족의 동의 없이 유포되거나, 원치 않게 검색 노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생활 침해를 넘어서 고인의 명예와 유족의 정신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따라서 디지털 유산을 ‘정리하거나 삭제하는 문제’는 단순한 데이터 관리가 아니라, 고인의 인격과 유족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의 일로 보아야 한다. 최근에는 일본,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유산을 법적 상속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법령을 정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도 디지털 유산 관리의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 차원의 대비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물리적 상속은 준비하면서, 디지털 유산은 왜 미뤄두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망을 대비해 유언장, 상속 계획, 보험, 장례 절차 등 물리적 준비는 철저히 하면서도, 정작 디지털 유산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있고, 그 흔적은 사망 이후에도 수십 년간 인터넷 어딘가에 남게 된다. SNS, 이메일, 클라우드, 스트리밍 계정, 유료 구독 서비스까지… 우리는 매달 수많은 디지털 플랫폼에 자산을 쌓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타인이 알지 못하는 로그인 정보와 함께 사라질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불편은 모두 유족의 몫이 된다. 디지털 유산을 정리한다는 건 단순히 계정을 삭제하거나 정보를 넘기는 문제가 아니다. 내 삶을 어떻게 기억되게 할 것인지, 누가 나의 기록을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이제는 ‘디지털 유산 정리’도 유언, 보험처럼 생전부터 관리해야 할 항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블로그 독자들도 이 글을 통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사용하는 디지털 자산들을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